[원순/원우순영] 원홋 조각
"쌤. 낙엽이 떨어지기 전에 제가 죽을까요?"
순영이 말갛게 웃으며 말했다. 차트를 훑어보며 며칠전에 받은 검사에 대한 설명을 해 주고있던 차였다. 순영의 어투는 오늘은 산책을 하러 나가도 되는지를 묻는 듯 가벼워 원우는 하마터면 순영의 말을 흘려들으며 그래, 라고 대답할뻔했다. 원우는 저도 모르게 차트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가는것이 느껴졌다. 시선을 돌려 순영을 바라보자 여전히 웃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원우는 차트를 덮으며 한숨쉬듯 말했다.
"아직 5월이야 순영아."
이제 막 초록빛을 띄기 시작한 잎들이 색을 잃고 바람을 이기지 못할만큼 약해지기엔 아직 이른 시기였다. 손에 쥐고있는 차트에는 점차 호전되고있는 순영의 상태가 써져있었다. 순영이가 병을 이겨내고 조금씩 건강해지고 있다는 것과 동시에 곧 퇴원을 해야한다는 뜻이기도 했다. 입 속으로 퇴원을 되새기는 원우의 입안이 썼다. 순영이가 빨리 건강해지기를 누구보다 바랬고, 누구보다 노력했다. 하지만….
"..수치도 전에 비해 낮게나왔고 계속 이 상태면 퇴원해도 되겠는데."
좋겠네, 순영이. 드디어 집에 가고. 원우는 올라가지 않는 입꼬리를 억지로 끌어당겨 웃었다. 순영은 할 말이 있는 듯 입술을 달싹였지만 입 밖으로 내지 않고 함께 웃어 줄 뿐이었다. 쌤. 이따가 오후에 산책하러 나가도 돼요? 원우는 잠시 머뭇거렸다. 결과가 좋게 나왔다고는 해도 수치가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은 탓이었다. 오랜 투병으로 면역력 또한 낮아져있었기 때문에 원우는 머뭇거릴 수 밖에 없었다.
"딱 10분이야. 옷 따듯하게 입고 딱 10분. 나중에 김간호사한테 물어볼꺼야."
"윽. 김간호사 누나랑 같이 가야해요?"
그 누나 맨날 주사 아프게 놔줘서 싫단말이예요. 입술을 내민 채 투덜거리던 순영은 최대한 불쌍한 표정을 지은채 말했다.
"차라리 쌤이랑 같이 갈래요. 저랑 산책가요. 네?"
"그래. 오후에 올테니까 옷 따듯하게 입고 기다려."
"우와, 진짜죠? 무르기 없기예요! 약속!"
"응. 약속."
원우는 제 앞에 내밀어진 손가락을 향해 손을 뻗었다. 기분이 좋은지 맞걸어진 손가락을 흔들며 흥얼거리는 순영의 모습이 귀여워 원우는 다른 손으로 순영의 머리카락을 헝클이듯 쓰다듬었다.
"얌전히 기다리고있어."
"..네."
병실을 나서는 원우의 시야에 조금 붉어진 순영의 귀끝이 걸린다.
흰 가운입고 차트 들여다보는 원우랑 병약 미소년 순영이가 보고시펏다.. ㅠㅁㅠ..
뒤에 내용이 더 잇지만 쓸 수 이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