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홋] 캠퍼스썰

soraaaa 2017. 3. 14. 16:33

같은과 동기인 원과 순 입학하고 오티에서 처음 만남. 서로 다른조라서 얼굴도 모르고 이름도 모르는 상태였는데 밤에 놀다가 원 조랑 순 조 쪼인하게됨. 자리 섞어서 앉자는 말에 순 아무자리나 앉았는데 원의 옆임. 순은 사교성이 좋아서 서스럼없이 원한테 인사 건네면서 이름 말해주는데 원 표정이 좀 미묘한거임. 순 이름가지고 어렸을때부터 놀림 비슷한? 말 많이 들었던 터라 원의 반응 대수롭지않게 넘김. 한참 술게임 하는데 순 술 잘 못마셔서 안걸릴라고 엄청 열심히함 ㅋㅋ 


근데 안걸릴리가.. 처음 몇번은 그래도 참고 먹을만 했는데 시간이 늦어질수록 좀 힘들어지는거임. 얼굴은 이미 터질것처럼 빨개져있고 눈도 무겁고. 옆에 앉은 원 순 상태가 이상한걸 가장 빨리 알아차리겠지. 옆에 앉아서 제일 먼저 안게 아니라 자기도 모르게 계속 눈길가서 살펴보느라 알아차린것. 입꼬리는 허물어져서 씰룩대고있고 눈도 반쯤 감겨있어서 살짝만 쳐도 그대로 쓰러질것같았음 ㅋㅋ 그래도 게임 한다고 열심히 하는데 발음도 어눌해져있고 느릿느릿하니까 결국 눈치게임에서 걸려버림.. 이미 취한상태에서 과감하게 술 마시려는데 원이 순 손목잡고 자기가 흑기사 하겠다고 함. 짓궂은 사람들이 흑기사하면 소원 들어줘야한다고 놀리는데 순 취한상태기때문에 그냥 히죽거리면서 아무말도 안함. 순 대답도 안들은 원이 벌칙주 마시고 소원은 킵한다고 함. 그러고도 한참 있다가 자리 파하고 그대로 잠드는 순. 


다음날 머리는 깨질것처럼 아프고 속 메슥거려서 끙끙대는데 누가 괜찮냐면서 물 갖다줌. 물 마시고 속 겨우 진정시켰는데 옆에서 계속 인기척이 느껴져서 보니까 원임. 희미한 기억 사이에서도 원이 흑기사 했다는게 기억나서 순 고맙다고 말함. 원 웃으면서 별거 아니라는 식으로 말하는데 순 그때부터 원 괜찮은애구나 싶어서 친하게 지내기시작함. 알고보니 둘 다 다른지역으로 대학 붙는 바람에 자취하는중이라는거 알게되고 야식 땡길때마다 같이 먹고 같은과다보니 전공수업도 겹치는게 있어서 맨날 붙어다녔음. 시험기간때도 같이 중도에서 공부하거나 자리 없으면 서로의 집에 번갈아가면서 공부하고 그랬음. 


원 낯가리는 성격은 아니고 순처럼 두루두루 다 친하게 지내긴 하는데 약간 벽세우는 타입임. 그러다보니 하루중 가장 오래 붙어있는 친구는 순밖에 없음. 


순 눈치빠르긴 한데 자기일에 관해서는 좀 눈치없는편. 좀 붙어다니다보니 원이 다른사람한테 하는 행동이랑 자기한테 하는 행동이 다르다는걸 눈치채는 순. 그 이후부터 자기도모르게 원의 행동을 주의깊게 보기 시작함. 다른사람한테 말할때는 이런 말투구나, 나한테 말할땐 이렇게 말하는구나 하는걸 알게되는데 이게 약간 미묘한거임. 다른사람한테는 진짜 편하고 서스럼없이 대하는데 자기한테는 조금 다른 느낌임. 물론 순한테도 편하게 말하고 장난치고 하지만 가끔 순을 보는 눈빛에 다정함과 애정이 보였음.

 

얘가 왜 나를 이렇게 바라볼까 혼자 고민하기 시작하는 순. 원이 하는 행동을 괜히 의식하게됨. 서로의 자취방에서 치킨도 자주 시켜먹고 그랬는데 방에 둘이 있다고 생각하니까 기분도 이상하고 긴장되서 눈도 못마주치겠음. 그래서 시선이 오묘하게 원을 빗겨가있고. 이상하다 왜이러지 싶으면서도 원 피할생각은 안함 ㅎ 어느날은 원한테 허락맡고 핸드폰 앨범 구경하고있었는데 햄스터 사진이 보이는거. 햄스터 키우냐고 물어봣더니 그렇다고 대답하면서 순을 빤히 바라봄. 왜저렇게 보는거야;ㅎ 하면서 내심 설레여하는 순. 원 피식 웃더니 순0이 하고 자기이름 부르는게 아니겠음. 


순 어리둥절해서 왜? 하고 되묻는데 원 휴대폰에 떠있는 햄스터 사진 가리키면서 걔 이름 순0이야 그러고보니 너 처음 만났을때 생각난다 니 이름 순0이래서 좀 놀랐는데. 그제서야 자기 이름듣고 표정이 변했던 이유를 알게되는 순. 처음에 순0이랑 이름이 똑같아서 더 호감갔던 것 같아. 원 말 끝나자마자 순 왠지 비참해짐. 그럼 나한테 잘해주고 그랬던게 이 햄스터때문에..? 왠지 자존심상하지만 혼자 이런저런 생각했다는걸 들킬까봐 절대 티 못내는 순. 그냥 그렇구나 하고 넘기는데 계속 기분나쁜거임. 솔직히 걍 웃어넘길 수 있는 일인데 괜히 속상하고 자존심상하고 기분나쁘고 우울하고 온갖 부정적인 감정 다 끌어안는 순. 


그 생각은 집에가서도 끊이질 않고 내가 왜 별거아닌일로 이렇게 우울해하나 하고 골똘히 생각함. 요즘 반려동물 이름을 사람 이름이랑 비슷하게 짓는 사람들도 많은데 왜 이렇게 기분이 나쁜걸까, 별거 아닌 일인데 왜이러는걸까 생각하는데 원의 말이 스쳐지나감. 자기가 키우는 햄스터랑 이름 똑같아서 더 호감갔다는 말. 그럼 나는 그 햄스터 대용품(?)비슷한거였나, 나를 그 햄스터라고 생각하고 잘해준건가, 그래서 더 친하게지낸건가 하면서 땅파고 들어가는데 왠지 서러운거임 그래서 울먹이다가 기어코 눈물 터트리는 순. 손바닥으로 눈물 닦아내는데 내가 왜 이래야하는건가 싶은 생각에 더 서러워져서 엉엉 움. 


그다음날 눈 퉁퉁부어서 학교가는데 원 순얼굴 보고 웃으면서 야 어제 나 몰래 치킨먹고잤냐 하고 장난치는데 아니라고 괜히 툴툴대듯이 말하는 순. 원은 순 눈 부은게 웃긴지 웃으면서 순 바라보는데 왠지 심장떨려서 눈도 제대로 못마주치는 순. 그때부터 자기도 모르게 원 짝사랑하기 시작하는 순ㅠ